토스증권 Open API 약관을 다시 보다
마켓집은 매일 장이 끝나면 자동으로 글을 올린다.
국내 시황, 미국 시황, 종목 분석, 주간 리뷰. 글 아래에는 늘 같은 문장이 붙었다.
"본 글은 토스증권 Open API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동 생성한 기록이며…"
글이 쌓여가는 것은 좋은데 이렇게 사용해도 괜찮을지 의심이 드는 찰나
트래픽이 증가한다면 애드센스 광고를 통한 수익화도 기대하다 보니 상업적 이용에 대한 저작권 관련 명시를 찾아보게 되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오픈API 약관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었다.
약관에 적힌 한 줄
토스증권 오픈 API 서비스 이용 약관은 2026년 5월 18일에 만들어졌고, 8월 12일에 한 번 개정됐다.
대부분은 예상한 내용이었다. 보안코드 관리, 호출 횟수 제한, 서비스 중지 사유.
그런데 제5조 ③항에서 멈췄다.
고객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시세(국내주식, 해외주식)정보를 개인투자자 본인의 매매 목적에 한하여 이용하여야 하며,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배포 또는 상업적으로 활용해서는 아니 된다.
본인의 매매 목적에 한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배포해서는 아니 된다.
쿵 하고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
블로그는 정의상 제3자에게 보여 주는 곳이다.
마켓집이 매일 한 일은 API로 받은 등락률과 거래대금을 표로 만들어 누구나 볼 수 있게 올리는 것이었다.
심지어 새 글은 텔레그램 알림과 이메일 구독으로도 나갔다.
머리가 아파왔다.
그날 저녁에 바꾼 것
9월 28일, 약관을 읽은 날 저녁에 바로 손을 댔다.
먼저 발행을 멈췄다.
블로그 새 글, 구독 메일, 텔레그램 알림이 나가지 않도록 공개 발행에 스위치를 하나 달았다.
수집과 분석은 그대로 두었다.
내 매매를 위해 보는 건 약관이 허락하는 쓰임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문장이다.
모든 글 아래에 붙던 "토스증권 Open API 데이터를 바탕으로"를 지웠다. 뉴스레터, 대시보드, 소개 페이지에서도.
글의 모양도 바꿨다.
시황 글에서 시세 표를 빼고 "오늘 무엇이 왜 움직였나"와 판정을 가운데에 뒀다. 지수 흐름은 외부 차트 위젯으로 보여 준다. 종목 분석에서는 현재가, 차트 수치, 가격 레벨, 추적 수익률을 뺐다. 적정가를 따져 보는 분석은 남겼다.
이미 올라간 글이 남았다.
한 번에 다 고치면 검색엔진에는 한날 수십 편이 한꺼번에 바뀐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네 번에 나눴다. 종목 분석, 국내 시황, 미국 시황, 주간 글과 페이지 순서다. 시세가 있던 부분만 도려내고, 글 맨 위에 무엇을 뺐는지 한 줄 안내를 붙인다. 첫날 종목 분석 글 19편을 정리했다.
54개 글에 복제된 한 줄
며칠 전 "주식 블로그 자동화 - 한 달에 54개 글을 발행하며 배운 것"을 썼다. 거기서 이렇게 적었다.
사람이 틀리면 그 글 하나만 틀리지만, 코드가 틀리면 같은 실수가 54개 글에 똑같이 복제된다고.
이번에도 똑같았다.
틀린 건 판정이 아니라 글 아래 한 줄이었고, 그 한 줄이 모든 글에 복제돼 있었다.
그 글도 고쳤다. 토스증권 API로 데이터를 가져온다는 문장을 빼고 다시 올렸다.
→ 주식 블로그 자동화 – 한 달에 54개 글을 발행하며 배운 것
배운 것
마켓집의 기록을 돌아보면 검증 규칙은 거의 다 정확도에 관한 것이었다.
종가를 몇 시 몇 분에 수집할지, 확정 전에 후보 단계를 둘지, 틀린 수치를 어떻게 정정하고 남길지.
그런데 가장 먼저 검증했어야 할 건 코드가 아니라 데이터를 쓸 권리였다.
API 키를 받을 때 이미 동의한 문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 됐다.
약관은 한 번 읽고 끝나는 문서도 아니다.
8월 12일 개정에서는 고객에게 불리한 변경을 알리는 시기가 20일 전에서 1개월 전으로 바뀌었다.
약관은 바뀔 수 있고, 바뀌면 통지가 온다.
API를 사용한다면 그 통지를 읽는 것까지가 자동화의 일부다.
한 줄 결론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과 그 데이터를 보여 줘도 된다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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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권유가 아닌 기록입니다. 약관 해석은 개인의 이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대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